[글마당] 북서풍
세차고 푸른 바람 소리 외진 모퉁이에 서성이고 우윳빛 하늘 아래 눈 덮인 회색의 음영 헤아릴 수 없이 적막하기만 한 광대한 이 고요 새 한 마리 날아와 앉지 않는 깡마른 겨울나무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작고 가녀린 존재로 서 있다. 하늘에서 떨어진 하얀 빛덩어리 노란빛, 주홍빛, 보랏빛 되는마법의 순간들 은색의 부드러운 그늘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. 내 안에 녹슨 삶에의 집착 메마른 나무와 죽은 풀, 썰물과 밀물 모두 다 하나 되는 느낌 쓰지 않은 페이지 사방으로 흩날린다. 인간이 번역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겨울의 언어 이춘희 / 시인·롱아일랜드글마당 북서풍 우윳빛 하늘 노란빛 주홍빛 페이지 사방